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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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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류영호 작성일05-04-21 00:00 조회6,6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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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드라마의 국제적인 추이를 알게 된 점 뿐 아니라, 나 자신의 나태함에 일침을 가하게 했던 소중한 7일을 그냥 묻어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워 초등학교 때의 일기 형식을 빌어 글을 시작합니다..

#첫째날 :  4월 13일 수요일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지면서 ,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설렌 가슴을 안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1시간 일찍 도착해서 식사를 위해 뚜레주르 빵집에서 김 유선 선생님( 이때 까지는 선생님, 둘째 날부터는 누나)을 만났고, 이후 집합 장소에서 낯선 선생님들( 내가 느끼기엔 학회 골수분자들)과 약간 어색한 만남을 하였지만, 인사 나눌 겨를이 없이 막연한 외국 비행기 티켓팅의 두려움에 떨면서 탑승을 했다. 처음 동경으로 가는 대한 항공편에서는 양혜진 선생님의 옆에 앉았고, 처음의 어색함을 보여주듯이 둘 사이에는 빈 좌석이 있었다. 자발성을 생각하면 내가 바짝 붙어야 하는데, 아직 엔진 가동이 안된 상태라 수동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여러 선배기수들로부터 느끼는 위축감 같은 게 아닌가 한다. 동경에 도착하면서 부산에 사신다는 꽁지머리 이상훈 선생님과의 접촉(?)를 시작하였는데, 아마도 그의 기이한 외모에 끌렸나 보다. 동경에서 휴스턴으로 가는 10시간 이상의 비행은 좌 American, 우 Japanese 사이에 앉아 앞으로 다가올 언어의 장벽을 미리 예견하는 괴롭고 지루한 시간이었다. 휴스턴에서 미국 통관 절차가 있었는데, 오 수진 선생님에게서 많은 예상 답안을 준비해 갔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How are you?"라고 묻는 바람에 식은 땀을 한 바가지 흘렸다.(나의 예상 물음은 “왜 미국에 왔느냐? ”또는“미국에 얼마나 있을거냐?” 였다.) 힘든 비행일정도 하늘에서 내려다본 마이애미 밤 하늘을 보고 잊어 버렸다.마이애미 Radisson Hotel 에서 첫 여정을 풀고 ,앞으로 한 방을 쓰게 될 고 강호,이 상훈,윤 우상 선생님들과 귀하디 귀한 소주 한 잔을 기울였는데, 이 때 부터 터져나오는 선배들의 유머와 열정에 웜업은 순식간에 되어 버렸다 .

#둘째날  4월 14일 목요일
본격적인 학회가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되었고, 나는 첫날부터 FULL DAY 반에 들어가 집나온 영어의 고생길을 시작하였다. 도저히 알아 듣기 힘든 영어에다가, 오후에는 시차로 인한 잠까지 쏟아지는 바람에 악전고투를 하였지만, 쓰러지면 안된다는(?) 불굴의 정신으로 마지막 sharing 까지 마쳤다. 역동적인 드라마가 아니라서 조금 의아해하고 실망은 하였지만, director의 온화하기 그지없는 배려는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았다.(고급 3단계에서 주인공에게 다가감이 없다고 열나게 깨진 경험이 있다.) 초저녁이었지만, 공부 첫날이라는 이유로 다같이 마이애미 비치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너무나 기름지고 짜기가 말할수 없는 정도의 스테이크에 미국인들이 왜 저렇게 뚱뚱한지 알 수 있었다. 저녁 공부시간에 늦게 들어가기가 무섭게, 최 헌진 선생님의 불호령을 듣고,첫 날 부터 군기가 확실히 들어 버렸다. 덕분에새벽1시까지 이어지는 발표 시간도 긴장된 연속이었다.

#셋째날  4월 15일 금요일
금요일 오전은 이쁜 director라서 그런지 언어의 장벽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단지 웜업 단계에서 spectrogram을 대부분 쓴다는 점과, 본 단계에서는 role play 밖에 하지 않는다는 점이 섭섭하기는 하였다. 이날 낮 12시 45분부터 오후 4시 까지는 학회 일정중에 유일하게 비는 자유시간이 있었다. 숙소에서 만난  이 상훈 선생님과 촉촉한 눈빛을 서로 나누기가 무섭게 수영복 준비를 해서 마이애미 비치로 갔다. 이 시간은 아마도 가뭄속에 단 비와 같은 휴식시간이었다(어찌나 힘든 학회 일정인지, 나는 솔직히 이렇게 공부만하는 학회에 가본 적이 없다).공부 둘째 날부터는 어느 정도 체계가 잡혀가기 시작하였고, 각자의 발표 능력도 향상되어 갔으며, 우리의 돈독함도 다져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 놈의 언어 장벽은 거의 장애 수준에 가까웠다.(장애자 등록해야할 지경이었다) 앞서 초저녁시간에 있었던 첫 참가자들간의 모임에서 만난 예쁜 영국 여인 Georgina가 눈앞에 가물거린다.

#넷째날  4월 16일 토요일
새벽녁까지 이어지는 우리끼리의 뒷풀이 때문에  Yoga나 Zumba 같은 쌈빡한 일정에 한번도 참가하지 못한점이 가장 아쉽다. 토요일은 댄스파티가 9시 30분부터 있어서 미리 발표시간을 갖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 동안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다는 후회와 자책이 시작되었다. 댄스 파티는 한국에서 낯선 기회라 설레임 가득안고 참가하였는데, 미국 구성원들이 너무 old age라서 약간 힘이 빠졌지만, 점차 나만의 느낌에 리듬을 맞추면서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고조된 분위기에 외국 여인과 부르스 한 판 땡겨야 하는데, 미국에는 우리나라 부르스가 없었다.

#다섯째날  4월 17일 일요일
날이 갈수록 처음에 걱정했던 발표시간은 다들 무리가 없었고, 얼마 남지 않은 미국 나들이에 대한 아쉬움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일요일 저녁 Closing Ceremony에서 보여준 한국인의 힘은 아직도 눈에 선할 뿐이다. I take the truth "We are the World". --히히히

#여섯째날  4월 18일 월요일
월요일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한 이후, 저녁시간에는 Bayside 에서 달콤한 뒷풀이로 시작되어, 호텔로 돌아와 다같이 이번 학회 참가 소감을 얘기하는 마무리를 가졌다. 예전의 학회에 비해 실망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 가지고 갈 것은 모두 한 가지 이상 있는 점으로 보아 결코 헛되지 않았던 학회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에게 고마움과 반가움, 빠른 시차 적응을 바라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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