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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회 참석 후기---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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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우상 작성일05-04-28 00:00 조회6,9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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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라는 제한된 환경을 고려해도 마이애미에서 본 미국 드라

마는 생명력이 안느껴졌다. 지향 목표가 뚜렷한 구조화된 드라마는

모험, 긴장, 반전, 일탈이 없다. 마치 예정된 목적지를 향해 쭉 뻗은

단조로운 기차길을 달리는 것 같았다. 세련된 진행속에는 쉽게 변하

지 않을  고정화된 틀이 느껴졌다.  때로 디렉터가 주인공에게 제시

해주는 대사들은 기차의 안내방송 같았다.  그속에서는 주인공의 자

발성과 창조성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드라마는 치열한 삶의 실험

장이 아니었다. 준비된 목적지와 예정된 결말에 익숙해 졌다.

구조화된 드라마가 결국 도식화된 드라마로 생명력을 잃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또 하나 느낀점.

감정 표현이 풍부하지만  그 속에 감정의 매너리즘, 습관화등이 느

껴졌다. 그러려니 하는 예상된 감정 반응들.... deep real emotion

이라기 보다 superficial pseudo emotion (진짜인양 하는 습관화

된 감정들..) 슬픈 듯한, 미안한 듯한 표정. 약간의 화난 느낌, 연민

의 표정, 동정어린 눈빛, 감싸주고 긍정해주고, 배려와 수용 의 태도

속에 인간 내면의 야생의, 생생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감

정 표현들은 그들의 드라마 현장에 익숙해진, 어찌 보면 고정화된

감정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정도였다. 늘 그런 류의, 그런 식의

감정 표현만을 주로 해온 듯한 분위기였다. 따뜻하지만 뭔가 진실성

이 빠져있는 듯한 느낌은 나만의 오버센스인가?  어떤 때는 마치 한

편의 신파극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그 속에는 아프고 쓰린 때로는 당황 스럽고 충격적이기도 한

surplus reality 가 없었다.

 깊은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배려?  문화적 차이인가?


학회는 라디슨 호텔 지하 1층 10개 정도 되는 방에서 분산되어 열렸

다. 조명은 어두침침했고 사람들은 분주히 이방 저방을 돌아 다녔

다.  그 침침 한 조명 때문인지 문득 이곳이 '사이코드라마 지하 공

장' 이고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사드를 생산하는 로봇' 이라

는 연상이 살짝 스쳐지나갔다.


다양한 사드의 세계를 힐끗 보고 왔다. 

이 경험이 내가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안내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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